러시아도 사드 반대 가세… 美 언론 "사드 한반도 배치 꼭 필요"[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5.03.25 11:56 | 수정 : 2015.03.25 14:50
▲하와이 태평양 미사일 범위 시설에서 미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탄도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블룸버그 제공
미국과 중국이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에 이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사실상 사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4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에서 사드 탄도탄 요격 미사일 주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드의 파괴적인 성질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각본이 국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사드 배치가 동북아의 복잡한 상황에 자극을 불러 일으켜 동북아 내의 군비경쟁을 유발하고 한반도의 핵 문제 해결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한국이 주한 사드 배치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통해 얻게 될 득과 실에 대해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러시아, 미국 경제제재 받자 중국과 밀착 지적도
러시아가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은 사드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상공 40~150km의 높은 고도에서 정밀하게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이지만, 탐지거리가 반경 2000km에 달하는 고성능 레이더망 'X밴더'를 탑재하고 있어 중국 내륙은 물론 러시아 극동지방까지도 군사 동향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하면서 러시아가 보복차원에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크림반도 합병 1주년을 맞은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자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유가 하락, 루블화 폭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지난 15일(현지시각) CNBC에 출연해 "러시아에겐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중국 기업들의 러시아 투자규모가 대거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RDIF는 러시아 정부 주도로 설립된 국부펀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향후 30년간 4000억달러(약 450조원)의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경고 메시지에 우리 나라 정부가 반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연구소 한 전문가는 “ 러시아의 경고나 중국 정치적 로비에 대해 우리가 반응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 주권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美 WSJ “사드 한반도 배치 꼭 필요” 러시아 성명 반박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꼭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는 등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WSJ는 ‘미국과 서울의 미사일 시험(A U.S.-Seoul Missle Test)’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신문 상단에 배치했다.
WSJ는 논평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는 한국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이 북한의 핵위협을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을 저하시키려는 것이라고 썼다.
또 WSJ는 “물론 한국이 한국 자체의 방어 시스템을 갖출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남북 통일 후에는 중국의 손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사드가 동북아의 무력 경쟁을 고조시키고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는 러시아 외무부 성명과 관련해선 “사드가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이 위협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탄두 개발과 핵을 실어 나르는 미사일 개발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신문은 “사드는 한국과 미국이 이미 배치한 방공 포대의 방어력을 강화 하는 것”이라며 사드 당위성을 강조했다.
사드의 레이더가 도쿄나 하와이,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도달할 수 있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차단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WSJ는 또 “북한 김정은 제1 위원장이 이렇게 먼 곳에까지 핵 위협을 할 지는 불확실하나 미국은 그 날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적었다.
물론 한국이 한국 자체의 방어 시스템을 갖출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남북 통일 후에는 중국의 손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 정부 “사드배치 여부 국익 관점에서 주도적 판단할 사안”
WSJ는 “사드 배치 결정은 한미 우호 관계 및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일 뿐 아니라 한국의 한미 군사협동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이미 한미 동맹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 “한미 동맹은 한국과 일본의 독도 문제 해결 및 한국의 민주적 가치 존속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6~28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 방한을 앞두고 미국 정부도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지난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데이비드 스틸웰 미 합참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워싱턴 국제평화재단 토론회에서 “사드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 구축 노력에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한미 합참의장 회담때 사드와 중국 협력 문제 등이 중요하게 논의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방한해, 최윤희 합참의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여기서 사드 배치 문제가 논의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스틸웰 부국장은 뎀프시 의장의 일본과 한국 방문에서 사드와 중국 협력 문제 등 여러 사안들이 모두 중요하게 논의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미 대사관 측은 "사드문제는 합참의장 방한시 논의 의제에 없다"고 부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영토 내 사드배치 여부는 우리 정부가 종합적 국익 관점에서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갈 사안”이라며 “사드배치 사안은 문제의 근원인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이라는 본질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31회 프랑스 - 천년의 역사 노르망디 (0) | 2015.04.12 |
---|---|
미국,북한1시간내 타격가능한 무기개발 (0) | 2015.04.06 |
"사드 2개 포대면 南韓 상당 부분 방어 가능" (0) | 2015.03.25 |
孫子兵法의 人生13計 (0) | 2015.03.16 |
신형 유도미사일 200발 독일에서 도입 (0) | 2015.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