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女人이 마음으로 그린
90년 전 한국과 한국인
엘리자베스 키스 - 1887~1956
1919년 엘리자베스 키스라는 호기심 많은 한 영국 여인이 극동의 작은
나라 조선을 방문했습니다. 그녀는 곧, 일제 식민 지배에서 신음하는
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과 풍습과 경관에 빠져들었고 깊은 애정으로 이를 그림과 글로 담아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그림은 오랫동안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다가 2006년에야 재미동포 송영달 선생의
노력으로 비로소 빛을 보게 됩니다.
아마,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을 터인데,
1920~1940년대 무렵 옛 우리나라의 모습이 아름답고 정밀하게
나타나 있는 그림들을 보면 경탄을 자아낼 것입니다.
Marriage Procession, Seoul_1921
혼례 행렬
이 그림은 혼례 행렬, 정확히 말하면 신부 행차입니다.
꽃가마가 아주 아름답게 채색되어 있네요.
행렬 앞에는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신랑 집으로 가마를 인도하여 갑니다.
그 인도자는 백년해로를
뜻하는 기러기를 보자기에 싸서 들고 있습니다.
청사초롱을 든 사람들이 가마 앞뒤에 있고, 동네 아이들이 구경삼아
따라가고, 빨래하던 아낙도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데,
한 아낙은 길에다 물을 버리고 있네요.
뒤로 동대문이 보이는데, 다리는 청계천의
어느 다리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East Gate, Seoul, Moonlight_1919
달빛 아래 서울 동대문
푸른 달빛 아래의 동대문(興仁之門). 이 그림에 보이는 돌담 표현은
목판화로는 하기 어려운 기법이라고 합니다.
키스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23년 도쿄 대지진 때 목판 원본이 소실되었고,
이 그림은 키스의 저서 <동양의 창>에 실린 것인데,
현재 누가 실물을 소장하고 있는지는 모른답니다.
East Gate, Pyeng Yang, Korea_1925
평양의 동문
“1392년에 지은 평양 성곽 중 동쪽에 있는 문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서울에 있는 동대문만큼 웅장하지는 못하지만, 평양의 동문은 그 단순한
스타일과 함께 연륜의 은은함이 배어 있는 문이다. 에카르트는 한국의 건축에 대하여 이렇게 논평했다.
‘한국은 그 건축법을 중국에서 들여왔지만, 그것은 한국의 상황에 맞추어 단순하면서도 우아하고 더욱
절제된 형태로 발전시켜 한국 특유의 건축문화를 만들어냈다.’
평양의 동문은 바로 이런 한국 건축의 진수를 보여준다.”
Riverside, Pyeng Yang_1925
평양 강변
“대동강변의 이 정자는 약 150년 된 것이라고 하며, 그 주변 환경이
너무 완벽하여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아주 조심스럽게 정자 터로
선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치는 너무나 아름다워 때때로 여행객은 기이한 감동을
맛보게 된다". 키스가 대동강변이라고 적고 있는 것처럼,
이곳은 모란봉ㆍ을밀대ㆍ부벽루가 있는 근처인듯 싶습니다.
Wonsan_1919
원산
“내가 아무리 말해도 세상 사람들은 원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하늘의 별마저 새롭게 보이는 원산 어느 언덕에 올라서서 멀리 초가집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보노라면 완전한 평화와 행복을 느낀다.” 명사십리로 유명한 원산. 키스의 그림을 보니 과연 원산이 아름다운 곳임을 알겠습니다.
밤하늘의 별빛과 바다 위 배의 불빛이 기막힙니다~~
Korean Domestic Interior
한옥 내부
“비교적 여유 있는 집의 내부 풍경이다.
이 그림을 그린 것은 여름이었는데,
이 집의 가장은 사랑방이 아닌 대청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남녀가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지 않으며
부인이 식사를 날라다 준다.
남자들이 기거하는 사랑방은 대문 가까이 있다.
여자들이 기거하는 안채는 보이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의 집은 길가에 붙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집은 마당이 있고 부유한 집은 안채
앞마당까지 해서 마당이 둘이다.
한국 사람들은 방안에서는 신발을 벗는다.
방바닥은 노란 장판지로 덮여 있는데 항상 반짝반짝 닦아놓고 있다.
사랑방 나무기둥에는 ‘집에 연기가 자욱한 것은 즐거운 일이다’
라고 써 있는데, 그것은 부엌에서 나는 연기를 가리킨다.”
The Eating House
주막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밖으로 새어 나온다.
주막은 추운 겨울날 먼 거리를 걸어가거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시골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곳이다.
이 집을 닮은 초라한 주막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 집 문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달을 쳐다보는 데 최고로 좋은 집>”
The Hat Shop
모자 가게
“간판에 ‘높은 모자, 둥근 모자, 리본 달린 것,
세상 모자란 모자는 다 있습니다’라고 써 있다.
이 자그마한 모자 가게의 주인은 덩치가 큰 사람이었다.
하지만 주인은 어떻게든 공간을 만들어서
키가 큰 친구들까지도 가게 안에 다 들어오게 했다.
그들은 거기서 하루종일 담배를 피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정하게 나눈다. 한국에서 모자는 중요하다.
학자는 특별한 모자, 그러니까 검은 말총으로 된 모자(갓)를 쓰는데,
오로지 중국 고전을 다 읽은 사람만 쓸 수 있다.
총각은 약혼식에서 노란 짚으로 만든 둥그런 모자를 쓴다.
결혼식 날에는 한 사람이 빨간 모자를 쓰고 손에는
백년해로와 신의의 상징인 기러기를 들고 간다.
이런 옛 풍습은 한국에서 차차 없어져 가고 있다.”
The School - Old Style
서당 풍경
“하늘 천, 따 지, 달 월, 사람 인. 후렴처럼 반복하는 소리가
담장 너머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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