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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 무르시 파면하고 헌법 효력 중지 선언

청 송 2013. 7. 4. 08:53

이집트 군부, 무르시 파면하고 헌법 효력 중지 선언

입력 : 2013.07.04 07:29 | 수정 : 2013.07.04 07:30

 이집트 군부가 3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을 파면하고 헌법 효력을 잠정 중지시켰다.

이날 군부가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만료된 직후 이집트 군부 수장인 압델 파타 엘 시시 국방장관이 TV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시시 장관은 조기 대선·총선 실시와 헌법 검토 패널, 청년 단체가 포함되는 국민화해위원회 구성 등도 발표했다. 또 아딜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이 임시로 국가수반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발표한 로드맵은 여러 정치 단체들로부터 동의를 얻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후통첩 시한 종료를 앞두고 시시 장관과 회동한 야권지도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와 콥트교 교황 타와드로스 2세, 이슬람 수니파 최고 종교기구 '알 아즈하르'의 최고 종교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엘-타예브 등도 시시 장관의 발표에 뒤이어 로드맵 지지를 선언했다.

군 대변인은 임시 행정부가 차기 대선·총선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든 반정부 시위대는 폭중을 쏘며 군부가 발표한 로드맵을 환영했다. 반면 친정부 시위대는 군부의 발표에 항의를 표했다.

이집트 국영 메나(MENA)통신은 시시 장관의 발표에 앞서 군부가 단기 과도정을 수립한 뒤 선거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영 일간 알 아흐람은 군부가 이미 무르시 대통령에게 대통령직 박탈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군부의 최후통첩 시한이 만료된 뒤 무르시 대통령의 국가안보 고문인 에삼 알 하드다드 보좌관은 '군사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수도 카이로에 모여든 친정부 시위대 주변에 장갑차와 군 병력이 배치됐다. 그러나 군은 치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집트 야권 지도자 아무르 무시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군의 발표 직후 “새 정부 구성 협상을 시작하겠다”며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 체제는 끝났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