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5.16 03:19
"북한 불만 달래입력 려는 중국의 이중 플레이 의혹"
北요원 출입잦은 단둥에 수감… 북한 연루설 증폭시켜
1980년대 대학가에 ‘(김일성) 주체사상’를 처음 전파했다가 1990년대 전향해 북한 민주화운동가로 활동 중인 김영환씨가 중국 랴오닝(遼寧)성에서 동료 3명과 함께 공안에 체포,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205/16/2012051600225_0.jpg)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탈북자를 한국에 보내는 결정을 내리면서 동시에 반북(反北)인사를 체포하는 '이중 플레이'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3년 가까이 베이징 총영사관에서 사실상 감금 생활을 해 온 백씨 가족 등은 지난달 1일과 2일에 걸쳐서 베이징발(發) 비행기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백씨 가족 3명이 먼저 입국한 후, 다른 탈북자가 그 다음 날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김영환 석방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씨는 3월 29일 체포됐다. 이어 지난 1일 우리 정부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탈북자들이 서울행 비행기를 탄 후 김씨가 체포된 사실을 우리 정부에 알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한국에 탈북자를 보내는 결정을 하면서 북한 민주화 활동을 해 온 김씨를 붙잡은 것을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며 "중국이 탈북자를 한국에 보내는 것에 반발하는 북한을 달래기 위해 김씨 일행을 체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김씨가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됐다는 사실 외에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김씨가 어떤 죄목인지 등에 대해) 현재로서는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랴오닝성 국가안전부가 김씨를 다롄(大連)에서 체포하고도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에 수감한 것은 이번 김씨의 체포에 북한이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은 탈북해 김정일 체제 비판에 앞장섰던 고(故)황장엽 노동당 비서와 함께, 1980년대 한국 학생운동에 주체사상을 전파했다가 김일성을 만난 뒤 전향한 김씨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단둥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무력부 요원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외교전문가는 "북한이 1년에 3~4차례 이 지역을 오가면서 반북(反北) 활동을 벌여온 김씨를 눈여겨보다 중국에 체포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