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외)

나말고 또 여자 있어?" 유부남의 불륜녀, 결국

청 송 2012. 11. 12. 10:26

나말고 또 여자 있어?" 유부남의 불륜녀, 결국

입력 : 2012.11.12 03:01 | 수정 : 2012.11.12 05:31

[퍼트레이어스, 본인 傳記 집필한 40대 유부녀와 외도 '낙마']
오바마 대선 위해 수사 조율? -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인물
FBI, 4~5개월 불륜 조사하다 대선 날에야 국가정보국 보고… 하원 정보위원장 "의문 투성이"
불륜, 어떻게 드러났나 - 불륜 상대인 브로드웰이 질투
제3의 여성에 협박 메일 보내… 해당 여성, FBI에 신변보호 요청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지휘했던 미국의 '전쟁 영웅'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혼외정사 문제로 9일(현지 시각) 전격 사임했다.

퍼트레이어스는 9일 CIA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어제(8일) 오후 백악관에 들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혼 생활 37년 만에 혼외정사를 저지르는 극단적인 판단력 부족을 드러냈다. 남편으로서, 조직의 지도자로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였다"며 "대통령은 오늘 오후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심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진 美 전쟁영웅…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왼쪽)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 시절이던 2011년 6월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 지방으로 이동하는 군용기에서 자신의 전기를 쓴 폴라 브로드웰과 대화하고 있다. 브로드웰은 이 사진을 자기 홈페이지에 올렸다. 퍼트레이어스는 브로드웰과 혼외정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9일 전격 사임했다. /뉴욕데일리

작년 9월 CIA 국장에 임명된 퍼트레이어스는 이라크 주둔 사령관(2007~2008년), 아프가니스탄 사령관(2010~2011년)을 거치면서 뛰어난 리더십으로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양측 모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중적인 인기도 높아 올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는 육사시절 교장이던 윌리엄 놀턴 장군의 눈에 띄어 졸업 2개월 만에 놀턴의 딸과 결혼했고, 현재 1남 1녀를 두고 있다.

불륜의 상대는 육군사관학교 20년 후배이자 자신의 전기(傳記) '올인(All In)'을 쓴 폴라 브로드웰(40)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행정대학원) 연구원이다. 브로드웰은 방사선 전문의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브로드웰은 전기 집필 과정에서 퍼트레이어스가 아프가니스탄 산악 지역에 주둔할 때에는 가까운 곳에 머물며 수시로 인터뷰했다. 군용기를 함께 타기도 했다. 퍼트레이어스가 CIA 국장이 된 뒤에도 그의 집무실을 자유롭게 드나들어 구설에 올랐다. 퍼트레이어스의 한 보좌관은 "국장이 브로드웰과 함께 있을 때면 외부인 접촉에 관한 스스로의 규칙을 완전히 깨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그럼에도 퍼트레이어스가 평소 너무나 신사적이고 가정적인 인물로 보여서 불륜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둘의 '부적절한 관계'는 퍼트레이어스가 플로리다에 사는 제3의 여성과 사귄다고 의심한 브로드웰이 해당 여성에게 둘의 관계를 캐묻는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것이 발단이 돼 세상에 알려졌다. 위협을 느낀 해당 여성이 연방수사국(FBI)에 신변 보호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CIA국장의 불륜, FBI가 터뜨렸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왼쪽)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9일 본인의 전기(傳記) '올인(All In)'을 집필한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 폴라 브로드웰(40)과 혼외정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9일 사임했다. 육군사관학교 20년 선후배인 둘의 불륜 관계는 CIA와 경쟁 관계인 연방수사국(FBI) 수사 결과 드러났다. /AFP 연합뉴스·AP 뉴시스
FBI는 협박 메일의 발신처를 추적해 브로드웰이 발신자임을 알아냈다. 브로드웰의 이메일함에서는 퍼트레이어스와 주고받은 여러 통의 은밀한 이메일이 보관돼 있었다. 두 사람이 퍼트레이어스의 책상 밑에서 성관계를 가졌음을 암시하는 이메일도 있었다. FBI는 처음엔 퍼트레이어스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했는지를 조사했으며, 2주 전 퍼트레이어스를 직접 면담한 끝에 불륜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FBI는 이 계정으로 국가 최고 기밀이 새나갔는지, 혹은 퍼트레이어스가 브로드웰과의 관계 때문에 적대 세력으로부터 협박당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수사했고 일단 국가 기밀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플로리다 여성의 신원이나, 퍼트레이어스와의 불륜 관계 여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퍼트레이어스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일각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건에 대해 "의문투성이"라고 말했다.

외도 사건의 수사 주체가 CIA와 경쟁 관계인 FBI였던 데다, 4~5개월 동안 내사가 진행된 이 사건이 대선 당일인 지난 6일 오후에야 미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게 보고됐기 때문이다.

미 정보 당국은 이번 사건을 7일에야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핵심 인물의 불륜이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수사 일정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