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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없다

청 송 2013. 2. 5. 17:31

대한이지나고 입춘이 다가오지만 금년은 이상기온으로 한파가 아직도 더 올 듯 예보하고 있다. 환절기일수록 주변에는 콜록거리는 감기환자가 넘쳐나고 있다. 감기약에 대하여 알어본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찾는다. 그런데 감기약은 감기 치료제가 아니다. 현재까지 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없다. 그렇다면 감기약은 어떤 효과가 있는 걸까?

# 누구나 걸리는 감기, 어떤 약을 쓸까?

감기는 코와 인두에 생기는 염증

감기는 코와 인두(목구멍 근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감기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감기 바이러스 종류는 다양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부터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며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바이러스도 상당수다. 성인은 연평균 2~4회 감기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과 달리, 반복적으로 감기에 걸리는 이유는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면 이에 이겨낼 수 있는 항체를 만들지만, 감기 바이러스는 매번 변이를 일으키므로, 기존에 생성된 감기 바이러스 항체는 소용이 없게 된다.

감기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전염되며, 감기에 걸린 사람과 악수를 하거나 감기 바이러스 보유자가 만진 버스 손잡이나 문고리, 컵, 의자 등을 만져서 걸리기도 한다.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따라서 감기 예방을 위해 평소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입을 헹구는 것이 좋다.


감기약은 증상 잡는다?
감기약은 감기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즉, 감기 바이러스를 없애지 못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감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감기약은 없다. 신동욱 조교수는 “감기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하기 때문에 이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이론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감기 바이러스는 7~10일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바이러스는 몸속에 침투해 보통 1~3일의 잠복기를 갖고, 바이러스 침투 후 2~4일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때 감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 후 증상이 서서히 호전되면서 저절로 감기가 낫는다. 감기는 일종의 ‘지나가는 비’인 것이다.

감기약은 기침, 콧물, 코막힘, 재채기, 오한 등 감기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을 치료하는 약이다. 때문에 감기 증상이 참을만 하다면 굳이 감기약을 먹지 않아도 되지만 증상 때문에 괴롭고 생활이 불편하다면 감기약을 빨리 먹을수록 좋다. 일부러 고통을 참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약을 조기에 복용하면 콧물 생성을 억제해 부비동염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등 감기로 인한 2차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감기약 성분은 크게 다섯 가지인데, 증상에 따라 적절히 조합해 만든다.

1 비충혈완화제= 코 안쪽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감기로 인한 콧물 증상을 완화한다.
2 항히스타민제= 콧물이나 재채기를 억제한다.
3 진해제= 기침을 억제한다.
4 가래배출촉진제= 진득해진 가래가 잘 배출되도록 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전립선비대증·고혈압 환자 등 감기약 주의해야

특정 질환이 있다면 감기약 부작용에 주의한다. 대표적 비충혈완화제인 에페드린 성분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고혈압환자는 에페드린이 들어 있는 감기약을 피한다. 또한 고혈압이 없는 사람도 에페드린을 복용할 때 커피 같은 카페인 식품을 섭취하면 카페인 과잉상태가 되어 가슴이 뛰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에페드린이 들어 있는 감기약은 취침 4~6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항히스타민제를 주의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소변이 나오는 방광 경부와 전립선을 둘러싼 요도평활근을 수축시켜 방광의 배뇨 기능을 약화시킨다.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술과 함께 먹으면 졸음 증상이 심해진다. 따라서 운전을 해야 하는 등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는 되도록 물약 형태의 종합감기약을 삼간다. 물약 형태 감기약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대부분 당분이 들어 있어 혈당을 높일 수 있다. 신동욱 조교수는 “이밖에 간장·신장·심혈관 질환 등이 있는 경우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먹지 말고 병원에서 의사 처방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Health Tip: 2주일이 지나도 감기가 낫지 않는다?

2주일이 넘도록 감기가 낫지 않거나 고열이 발생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니라 심한 호흡기 질환이나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때는 병원을 찾는다. 만약 병원에서 감기로 진단한다면 이는 한 번 걸린 감기가 계속 낫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에 연이어 감염되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때는 사람이 붐비는 폐쇄된 공간을 피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입안을 깨끗이 씻는다.

도움말 신동욱(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교수)

감기약 잘 골라 먹는법

우리가 먹는 감기약은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 기침, 콧물, 발열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뿐 감기를 낫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불쾌한 증상이 심하다면 감기약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송영천 부장은 "기침 등 증상이 너무 괴롭다면 감기 초기에 약을 먹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감기약 선택은 주요 증상에 맞게 해야 한다. 기침·가래가 심하면 '에페드린', 콧물·코막힘이 심하면 '항히스타민', 열이 많이 오르면 '아세트아미노펜', '아스피린'이 주요 성분인 약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감기약은 주요 증상에 맞게 고르고, 비타민C가 들어간 제품은 약효를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이 함유된 약은 효과를 더 높여준다. 경희대병원 최혁재 약제팀장은 "감기에 걸리면 체내 비타민C 등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해열 작용을 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경우, 고함량의 비타민C를 보충하면 소변 배출 시간이 지연돼 약효를 연장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타민B1, 비타민B2 역시 감기에 걸리면 부족해지는데, 이를 보충하면 체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져 감기로 인한 무기력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약효 특성을 고려해 제형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송영천 부장은 "정제나 딱딱한 경질 캡슐보다 물약, 시럽, 부드러운 액상연질 캡슐같은 액체의 약효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감기약의 선택법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복용법이다. 최혁재 약제팀장은 "감기약을 우유와 같이 먹거나 감기약 복용 후 1~2시간 내에 우유를 마시면 우유 속 칼슘 때문에 약의 흡수가 방해를 받을 수 있다"며 "약은 물과 함께 먹고, 우유도 시차를 두고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감기약이 많으므로, 감기약을 먹는 동안은 커피·콜라·초콜릿을 삼가고, 간기능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술도 마시지 않는 게 좋다.